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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 ]>

글·사진윤아연

IMF, 인도네시아, 2023

BWC 댄스컴퍼니는 부산여자대학교 아동예술무용과 졸업생 및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로 스트릿댄스,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여러 가지 장르의 전공생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서로 다른 예술적 배경과 스타일을 바탕으로 협업하고 창작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무용 장르를 아우르며 무대에서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진행된 B.RISING ARTIST에서 선보인 라는 작품은 BWC 댄스컴퍼니의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한 작품으로 참여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는 완성된 하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으며, 우리가 함께하는 여정의 끝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것, 즉 공동체의 가능성과 완성의 여정을 주제로 전체 2장으로 구성되었다. 작품의 첫 번째 장은 우리가 느끼는 헤어짐과 멀어짐의 아픔을 그리고자 하였다.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관계 속에서 각자의 개별적인 이유나 선택으로 인해 그 관계의 끝을 맞이하거나 서로의 마음이 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헤어짐은 우리에게 상실감과 외로움, 불확실성의 감정을 동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은 우리가 성장하고 배우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첫 번째 장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상처를 허용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헤어짐은 끝이 아닌 화합을 위한 기회를 내포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내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첫 번째 장에서 경험한 아픔과 거리를 넘어, 화합과 결합의 과정을 담았다.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다시 가까워질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며, 서로의 경험과 변화를 이해하고 그 차이를 받아들이며 다시 연결을 이루어 갈 수 있다.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통해 그 여정을 끝까지 따라가며 희망을 찾고,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아내었다.

<Our [ ]>의 빈칸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차이를 통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상징이다. 빈칸을 어떻게 채워 나갈지는 각자에게 달려있다. 빈칸 속에 어떤 단어를 넣느냐에 따라 이 작품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빈칸을 채워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넓은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개인적인 차이를 넘어서 함께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공동체의 본질과 우리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작년 11월, BPAM(Busan Performing Arts Market)의 행사 중 하나였던 대학생 프로그램인 B.RISING ARTIST를 통해 인도네시아 IMF(International Mask Festival)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경험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시간이었다. 무용수로서 해외 공연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밀려왔다. IMF는 세계 각지에서 온 전통 가면과 춤이 어우러지는 축제였고,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소도시인 솔로와 말랑에서 총 두 번의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 공연은 단순히 한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의 만남이었고, 그 경험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BPAM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해외에서도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뜻깊었고, 특히 IMF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에서 우리의 전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

IMF 행사는 극장 내에서 진행되는 일반적인 공연과는 달리, 인도네시아 전통 건축물들이 배경이 된 야외에서 열렸는데, 무대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어 관객들이 공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이 축제와 공연을 자유롭게 관람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이렇게 열린 공간에서의 공연은, 내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 관객과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의 한 장면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피로와 어려움을 잊을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의 짜릿한 느낌과 함께, 그 순간을 함께한 모든 이들과의 소통이 너무나 값지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한 공연 후에는 여러 나라 사람과 무대 뒤에서 소통하며 서로의 전통춤과 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기회도 있었다. 각 나라의 전통춤과 가면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 경험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전통춤을 배우고, 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무대에서 춤을 추고, 무대 뒤에서 서로의 전통에 관해 이야기하며 느낀 점은, 예술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술이 각 나라를 넘어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 경험은 단순히 나의 무용 경력을 넘어서, 문화 간 교류와 상호 이해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이러한 귀중한 경험들을 재단의 지원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BPAM B.RISING ARTIST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IMF에 참여했던 작년의 경험이 큰 의미로 다가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년에도 다시 B.RISING ARTIST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특히 더 뜻깊은 참여가 되었는데, 아동예술무용과 졸업생으로서 재학생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 덕분에, 학창 시절 함께 공부했던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어, 그동안 나누었던 무용에 대한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며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 참여에서는 여러 델리게이터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들과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우리가 선보인 작품이 더 넓은 무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델리게이터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피드백과 조언은 매우 소중한 자원으로 다가왔다.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의 작품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매우 기뻤다.

이번 B.RISING ARTIST 참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서, 작년 BPAM 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의 연장선처럼 느껴져 감회가 새로웠다. 그때의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르며, 예술적 가치와 비전을 나누고,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아동예술무용학과 졸업생으로서 재학생들과 함께 협업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로 연결되는 특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후배들과의 협업은 내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그들에게 전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배우며 나 자신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2년간 해당 사업에 참여하면서, 어쩌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과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지 내가 속한 팀의 작품을 더 넓은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과정이 단지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나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델리게이터들과의 만남, 다양한 예술적 교류를 통해 내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은 나의 예술적 비전과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예술이 단순히 공연을 넘어, 서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소중한 경험들이 앞으로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윤아연

코레오그래피와 스트릿댄스를 기반으로 연출자 및 안무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