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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그리고
지난호 보기
너머

파리지앵이 시원하게 말아주는
다이키리

윤보성

와이파이는 연결되어 있었어

럼과 라임을 사오겠다던 녀석은 늦는다면서
제일 먼저 와 해먹에 누워 뒹굴거리며 명상한다

집주인 없는 집에서 우린
LP로 철 지난 음악 틀면서 둠칫 둠칫 춤추면서

초빼이 헤밍웨이가 좋아했던 술이랍니다 여러분
흑설탕을 녹이기 위해선 수수께끼를 휘저어야만 하죠

조명으로 취한 분위기를 적절히 맞춘 뒤 짠!
취업은? 이직은? 퇴사는? 연애는? 으음

당장 다 말할 필요는 없겠어

다시 학생이 되고 싶어? 교환학생이 되고 싶어?
어쩜 이상한 세계와 교환된 채 꽤나 방치됐으면 해

희희거리며 희안해질 요량으로 휙 굴러갈 테니
자신만의 시차로 흩어지기 전에 우리, 잘 봐!

이를테면 퍼니스트 홈비디오 같은 시를 써볼게

대충 1$짜릴 찢는 판토마임 같은 거
담배 피우며 림보하는 바보짓

어떤 의견에 대한 토론보다는
여느 믿음에 대해 DM보내는 게 더 좋지 않겠어?

누구 하나 소외될 리 없거든요
모른다는 걸 몰라도 몰상식하지만 않다면야

소리 죽인 채 돌아다니기 맨발로 방바닥 찹찹
다른 게임 히히 틀린 게임

잠든 채 잔을 부딪히는 친구와 타인들

윤보성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2017년 시인수첩을 통해 등단, 2022년 시집 『망현실주의 선언』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