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영숙
통합문화이용권 지원 사업! 뭔가 여러 가지 조합이 느껴진다. 통합... 문화·예술, 체육, 관광분야에서 이용 가능한 1인당 연 13만 원의(2024년 기준) 문화누리카드를 지원하고, 그 대상자는 기초수급대상자, 차상위계층분들로 정해져 있는,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지원사업이다. 이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공익사업이다.
재단 입사 첫해였던 2022년의 어느 날 아침은 유독 분주했다. 여러 번의 만남 약속 취소로 오늘도 변경될까 싶어 생겨난 조바심과 함께 서둘러 동료와 약속 장소로 나섰다. 그날, 그 만남의 주인공 사연 하나를 전한다.
재단 사무실에서 택배 상자 하나를 받은 일로 시작된다. 수신인은 따로 기재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얼마 전 이벤트로 문화누리카드 ‘이용자 수기 공모’에 참여한 분들에게 보내드린 기념품 상자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배송지가 잘못되어 반송된 상자인지 확인하는 과정 중, 같은 시기에 진행한 행사 때 판매했던 물품과 <DIY공예> 기념품으로 배부했던 조립품이 완성되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화누리카드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이용지원서비스 <누리책방, 누리공방> 행사에서 구매한 도서를 담아드렸던 에코백, 행사 현장에서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부채 꾸미기 등의 물건들이었다. ‘이게 왜 한 상자에 다 들어 있을까?’ 의문을 가지고 들여다본 상자 속엔 편지 봉투가 하나 있었다. 열어보니 서툴지만, 꼭꼭 정성스레 써 내려간 손 편지와 현금 5만 원이 들어 있었다.
발신자분을 찾아 전화 연락부터 드렸다. 전화를 받으신 분은 할머니였다. 그는 “최근 3년간 몸이 계속 안 좋아 바깥 외출도 잘 안 하고 친구도 못 만나고 있었는데, 그날에는 좋아하는 책도 사고, 미술체험도 해서 너무 좋아서... 내가 그런 걸 참 좋아하는데... 이젠 힘들고 손도 떨리네요”라고 하셨다.
그해 연세가 82세로 외부 활동을 거의 못하고 계신 어르신이셨는데 초기 치매 증세와 심부전을 앓고 계신데다 코로나19로 기력이 많이 나빴는데, 재단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이용지원서비스 행사에 참여하신 이후, 다른 분들과 이 행복감을 나누고 싶어 하신 것이다.
보내주신 돈을 되돌려드리려 어렵사리 약속을 잡아 할머니 댁을 방문하였다. 어르신께서는 “내가 그리 보낸 건 그때 복지관 앞에 와서 한 것처럼 또 그 행사할 때 필요한 거 사서 쓰세요. 내 성의에요. 안 받으면 내가 더 서운하고, 받아줘야 내가 고맙지요”라고 하셨다.
팀에서는 할머니의 성함으로, 할머니께서 바라신 마음을 담아, 소박하지만 소중한 5만 원을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재단 후원금으로 활용되도록 하였다.
사업 담당자로서 잊지 못할 기억 중 하나다. 할머니에게 즐거운 위로가 된 시간을 커다란 사랑으로 돌려주셔서 사업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영숙
통합문화이용권 지원 사업 담당자 3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