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이 힙하대요.
“저 할머니 왜 이렇게 힙해?” 몇몇 관람객에게 들었던 말이다. ‘작업하면서 한 번도 생각지 못한 건데, 그런가? 힙하다니! 좋은 거잖아!’ 내가 생각하는 힙은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절묘한 조화이다. 그래서 빈티지 패션이, 레트로 굿즈가 힙하고 할매카세라고 불리는 노포 맛집이, LP 바가 힙하다. 그렇다면 이 시대 진정한 힙스터는 내가 그리는, 길에서 만난 할머니들이 맞는 듯하다. 일단 거대한 화면에 원색이 시선 강탈이다. 투머치한 화려한 패턴이 분산되어 있다. 산, 바다 등 유치하리만큼 직관적으로 그린 배경이 보인다. 인물들의 표정은 시크하게 무심하나 발걸음에는 기운 생동함이 있다. 조금은 귀여운 오브제들 – 손 선풍기, 오이, 대파 등 생활 속 흔적들이 보인다.(관람자의 의견과 나의 주관적 견해를 모아보면 이렇다) 또한 주어진 역할과 환경에 최선이면서 계속 나아가는 진취적인 삶, 재미와 열정을 추구하는 삶,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그 안에서 충족하고 충만함을 느끼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림 속 장바구니를 든 할머니들은 그럴 것이다. 외면뿐 아니라 내면까지 힙한 나의 이상향이었다. 때로는 흔들리는 내가 의지할 버팀목의 대상인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늙어가길 바라면서.
2023, oil on canvas, 60.6x60.6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