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산문화재단 정관 제4조는 재단이 수행하는 사업에 대한 내용이고 그 첫 번째가 <문화예술의 창작・보급 및 문화 예술 활동의 지원 사업>이다. 재단 정관에서 명시하고 있는 첫 번째 사업인 만큼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 국비와 지방비가 매칭되어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가이드에 따라 전국이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던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이다. 이때 국비예산이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재단이 설립될 무렵부터 지원사업에 참여하셨던 예술가들은 문의하실 때 여전히 ‘문예진흥기금’으로 말씀하신다.(이렇게 문의하시면 소위 z세대라 말하는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하니 문의하실 땐 지원사업 명칭을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과거보다 지원사업이 다양화 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지역균형발전이 대두되며 국비가 포함되어 있던 지원사업의 예산은 이양되어 현재에는 전액 부산시비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문화예술 창작 활성화 및 창작활동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은 2022년까지 약 40~45억 원의 큰 변동없는 예산으로 운영되었다. 2022년 초, 장기적인 증액 목표를 세우고 수많은 데이터들을 가공하고 문서를 생성했던 것이 기억난다. 몇 년간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증액을 위한 노력은 2023년 약 20억 원의 예산과 올해 1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증액된 것으로 결실을 맺었다. 2년 간 30억 원이라는 예산은 기존 예산의 66%가 넘는 큰 액수긴 하지만 많은 예술인과 예술단체에게 배분을 하다보면 아마 예술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많은 부분의 트렌드가 그러하듯 지원사업도 돌고 도는 모양새이다. 지원방향에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단연 예산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도 어느 때에는 다수에게 지원되는 소액다건, 어느 때에는 선택과 집중을 요하는 다액소건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보통 예술현장에서 활동하는 심의위원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심의결과는 적은 지원금이라도 많은 예술가에게 지원이 되길 바라는 쪽으로 결정되기 마련이다. 사실 지원사업은 예술인과 작품의 수월성을 향상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데 이러한 형평성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될 때, 담당자로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현 시점에서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이 지향하는 바는 다액다건으로, 이러한 목표가 있었기에 장기적인 예산 증액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민원이다. 얼마 전까지도 심의를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제한된 예산으로 공모를 진행하다보니 미선정자가 발생하고, 미선정에 대한 민원은 담당자의 몫이다. 미선정자의 안타까운 마음은 공감되지만 선정 결과 발표 시기만 되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감정적으로 쏟아내는 말들에 정신을 부여잡고 있기가 쉽지 않다.(가장 기억에 남는 쓴 소리는 감옥에 쳐 넣겠다는 내용이다.) 민원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데 행정과는 가깝지 않은 예술인들이 지원사업의 교부에서 정산까지의 절차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담당자도 인지하고 있다. 다만 행정과의 싸움에서 차오른 화를 쏟아내는 것이 아닌 담당자와의 협력으로 지원사업을 함께 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공공자금으로 지원을 받는 만큼 지원사업자들도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의무사항을 수행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예술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지원사업 유입에 대한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예술활동이 직업인, 예술을 업(業)으로 하는 예술인들이 지원사업에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 개인의 만족이나 지원사업 수혜를 위한 예술활동이 아닌 예술활동을 위한 지원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정성, 형평성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예술인께서 지원사업을 통해 활발하고 우수한 예술활동을 이어가시길 바라고 있다. 그것이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으로서의 보람이며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