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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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광장 속 벤치 하나, 가로등 하나, 계절을 알 수 없는 나무들


                     등장인물
                     해일
                     요원






                     외투를 걸친 해일이 애처롭게 서 있다. 그의 입김이 무대의 공간을 채운다.
                     손과 몸을 비비며 체온을 높이려는 그의 몸짓이 애잔하다. 그는 언 입을 녹이기 위해
                     입을 비비다가 혼자 중얼거린다.


                     해일: 너무 춥다. 이렇게 추운데, 약속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연락 한 통이 없다.



                     사이.


                     해일: 날 무시하는 걸까? 아니겠지? 아닐 거야.


                     사이.


                     해일: 기분이 좋지가 않아. 이제는 내가 중요하지 않은 건가? 설마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니겠지? 아냐, 잠자코 기다려봐야지.



                     사이.


                     해일: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이렇게나 추운데. 행여나 늦을까 봐 택시까지 타고
                     왔는데, 바보가 된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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