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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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누가? 어떤 애들이? 걔들이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떠들어. 나 친구도 없었어.
                     지들이 뭘 안다고 그래? 누가?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해? 친하지도 않으면서.
                     요원: 모르지. 그걸 다 어떻게 일일이 기억해. 어쨌든 다들 그렇게 말하곤 했어.

                     해일: 너도? 너도 그렇게 생각해?
                     요원: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니까. 정말이야. 근데 오늘은 좀 이상하다.
                     그렇게 난리 치니까 좀 무섭기도 하고.
                     해일: 이상해? 나 오늘은 이상해? 오늘만 이상한 거지?
                     요원: 아니. 너무 춥잖아. 이렇게 추운데, 벤치에서 이러고 있는 게 이상하잖아.


                     해일 처량한 표정 짓는다.


                     해일: 그냥, 그냥 누굴 좀 기다리고 있었어.

                     요원: 누구? 여자?
                     해일: 아니, 여자는 무슨, 그냥 선배. 아는 선배랑 만나기로 했어.
                     요원: 선배? 우리 학교 선배?
                     해일: 응, 선배. 너도 알겠다. 학교 선배니까.
                     요원: 대학 선배들, 뭔가 다 징그럽다. 그렇지 않아? 뭔가 더러워.
                     해일: 그래? 그런가? 그래도 이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인데.
                     요원: 그런 사람이 이렇게 추운데 기다리게 해?

                     해일: 일이 있나 봐. 아마도 그런 걸 거야. 이 형은 정말 좋은 형이거든.
                     요원: 전화해 봐.
                     해일: 어? 그럴까? 그래볼까? 그래도 되겠지?
                     요원: 안 될 게 뭐 있어? 야! 전화하기도 힘든 사람인 거 같은데, 그런 사람이 뭐가
                     좋은 사람이니?
                     해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좋아, 전화해 볼게.


                     해일은 언 손으로 전화를 건다. 전화 연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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