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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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상태로 기지개를 펴고 아기 자세로 척추를 이완한다. 손목발목, 무릎을 회전하고 척추
비틀기를 한 다음 복근 운동으로 열을 낸 후 롤업(등부터 일어서기)으로 일어난다. 특히 거
리 공연 또는 장소특정 퍼포먼스가 있는 날이면 충분히 워밍업 후 하루를 시작한다. 공복을
달래고자 간단한 식사 후 퍼포먼스에 사용할 음악과 의상, 소품과 촬영도구, 기계 등을 챙겨
장소로 이동한다. 거리공연의 리허설은 일종의 홍보역할을 같이 한다. 거리와 공간에 음악
이 울리고 행위를 하다 춤추고 있으면 주변의 상가, 그곳을 오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춘다.
가끔 비 올 때를 대비해야 한다. 오늘은 어떤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까?
작업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우리는 왜 움직여야 하는가?’이다. ‘왜’라는 질문은
공연의 방향과 색깔, 주제를 묶어 독특한 움직임을 끌어낸다. 준비기간 동안 응축하는 움직
임을 발견해내면 함께하는 크루(춤꾼, 스태프)와의 소통이 단단해진다. 영화를 만드는 이유
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담아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춤은 몸이라는 매개를 통
해 공간 속의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다. 특히 그 공간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우리의 공연을
통해 어떤 감정의 변화를 느끼길 바란다. 그들의 하루에 생기가 채워진다면 그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시간과 느낌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11년 동안 ‘더발레프로젝트’가 활동하면서 공간
과 주고받은 큰 힘은 공간을 통한 공감이다.
감천문화마을 반딧불이 입주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레지던스로 지낼 수 있었다
(2020~2022). 입주작가에게는 유휴공간에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데 접근
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아 레지던스가 가능해야 한다. 반면, 앞선 3년 동안 입주해 있었던
감만창의문화촌이라는 공간은 공연예술단체에 필요한 연습실과 다양한 예술분야 작가들이
한 자리에 밀집되어 편히 교류 할 수 있는 융합적인 공간이었다(2017~2019).
레지던스의 강점은 특정 지역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마을 곳곳을 누비며 지역
민과 서로의 근황을 나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한다. 특히 감천문화마을에
살고 있는 소수 어린이들에게는 놀이터와 횡단보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구청에서 놀이공간
을 만들겠다고 했다가 용도를 변경해버렸고, 구불구불한 골목 어귀에서는 늘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
‘57project’는 입주 공간 주변에 있는 골목 계단의 숫자를 착안하여 제목을 지었다. 아이들
에게 필요한 것을 60분 동안 퍼포먼스로 구성하여 예술가들과 비예술가들이 함께 바닥에
앉아 횡단보도와 놀이터를 그리고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완성해 나간다. 안전요원도 차량
통제 보다는 차량통행이 위험하지 않도록 퍼포먼스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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