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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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10개, 아니 100개 이상의 답이 나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춤으로 표현될
감정과 움직임이 만들어집니다. 몇 차례에 걸쳐 영상으로 촬영하고 분석하면서, 가장 좋은 부분을 골라내
안무를 완성해 나가죠. 최종적으로는 제 생각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함께 섞어서 작품을 완성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큰 그림을 그리며 작업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작은 감정이나 사물, 틈새에 있는 요소들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려 노력해요. 나이가 들면서 섬세한 감정들이 더 잘 보이기도 하고요. 물론 너무 깊이
파고들면 힘들 때도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는 재미가 아주 큽니다.
저마다의 소통을 거쳐 우리만의 표현으로 드러내는 작업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이 오는 순간도 있으실 텐데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재현 솔직히 말해서, 항상 매너리즘에 빠져 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작품을 할 때마다
고비를 넘기고 또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죠. 그런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내가 도태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덕분에 조금씩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 과정에서도 늘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이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에 빠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작품을 중간에 다시 보고, 수정하는 일이 반복되죠. 완벽을 목표로 하다가도 막상 돌이켜보면
허점이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그럴 때마다 ‘예(YES)’나 ‘아니오(NO)’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와요.
때로는 고집을 밀고 나가야 할 때도 있지만, 모든 게 항상 옳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죠.
경희댄스시어터 <수선되는 밤> 공연 (황승택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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