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2024 공감그리고 여름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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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마감일 오후 2시 30분. 남포지구대 맞은 편에 위치한 작은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서 오화백님,
정봉길 교수님과의 시간여행이 시작되었다. ‘부산을가꾸는모임’의 서세욱 회장님께서 닭 계(鷄), 수풀 림(林).
사람들이 많이 모이라는 뜻으로 계림이라 이름 지어 주셨다고 한다. 저명인사들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미모와 지성의 여사장님들, 극단 레파토리 시스템을 열성적으로 지원하신 강기홍 선생님,
부산 문화 부흥에 기여하신 국제신문 고 김규태 기자님과 부산일보 고 박정인 기자님,
백성도 교수님(서양화가) 등등 예술가를 사랑했던 사람들. 오영재(1923~1999), 천재동(1915~2007),
임호(1918~1974), 김일랑(1934~2020), 변창헌(1930~2010, 서예가), 주정이(1944~), 정재윤(~2016),
임명수(1940~2019, 시인), 강인주(1948~), 추연근(1924~2013), 신창호(1928~2003), 안기태(1942~)...
많이들 돌아가셨다. 지금 연세가 93세지, 오늘 저녁에 전시 오픈한다, 이제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시며
떠올려 주신 계림의 예술가들.
중구? 지역소멸 위험지구, 초고령화 지역이라고 인구통계지수가 보여준다지만 고독이 있을 수 없는 공간이
있기에 외로운 동네가 아닐지도 모른다. 1인 가족 같지만 결국 2인 가족이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친근하게 반말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여사장님과 소장님처럼. 후배 작가의 건강을 염려하는
백발의 선배들처럼. 4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한 우정을 쌓고 있는, 같은 원도심 동네 주민이기도 한
오화백님과 정교수님처럼.
당신에게도 고독을 잊게 해주는 낭만적인 공간이, 사랑하는 예술가가 있나요?
김 정
부산문화재단 기획홍보팀에서 일하는 중. 외롭게 살고 싶지 않아서 나름 치열하게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그 방향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말인데, 함께 막걸리 한잔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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