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2024 공감그리고 겨울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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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륙에는 570여 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이 있는 만큼 그 문화 또한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자면 원주민들이 북미 대륙의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집 형태도
                        매우 다양한데, 주변에 얼음과 눈밖에 보이지 않는 북극에서는 눈으로 만든

                        벽돌로 이글루라는 집을 지었다. 북동부의 삼림 지역에서는 여러 세대가 살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특징인 롱하우스를 지었으며, 북서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삼나무로
                        만든 플랭크하우스를 지었다.
                        건조한 남서부 지역에서는 진흙과 지푸라기로 만든 어도비라는 집을, 대평원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은 들소 떼들을 따라 이동하기 위해서 설치와 해체가 간편한
                        이동식 주거 형태인 티피를 만들었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기후와 지리적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와
                        생활 방식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북미 원주민들의 문화는 이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 내리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화 속에서 원주민들의 공통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자 믿음인 순환적 세계관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북미 원주민들은 신-자연-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신은 자연의 동물과
                        식물에 깃들 수도 있고 인간에 깃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에게 배우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로 여긴다. 또한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역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원주민들의 이러한 믿음은 그들의 신화와 관습에서 찾을 수 있다. 알래스카 지역의
                        유피크족 사람들은 사냥한 물개의 방광을 말려 보관하다가 다음 사냥철에 말려 두었던
                        방광을 바다로 떠내려 보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작년에 잡았던 물개가 올해 다시 같은
                        물개로 돌아와 잡힐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왔다. 그리고 태기쉬족 사람들은
                        곰이 땅을 팔 때와 동물을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 믿음은 곰과 인간이 결혼과 출산을 통해 서로 피로 맺어진 동족이 되며,
                        곰이 사람으로, 사람이 곰으로 변신한다는 내용의 신화로 나타난다.         01







                        01   강서정,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순환적 세계관」 문학과 환경17, 문학과환경학회, 201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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